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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유럽, 독일)

슬로베니아의 포스토이나 동굴

by blondjenny 2013. 3. 10.

 

슬로베니아 국경을 지나 포스토이나 동굴을 관람하러 갔습니다.  저는 이미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

많은 동굴을 방문한 경험이 있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동굴이라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달리 갖가지 예쁜 꽃들과 만국기, 돌로 만든 이색적인 건축물이 맑은 하늘과 함께 아주

유쾌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포스토이나는 슬로베니아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면적은 269.9㎢ 입니다.  인근에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포스토이나 동굴프레디아마 성이 있습니다.  포스토이나 동굴은 전체 길이가 20,57km에

달하는 거대한 카르스트 동굴이며, 중국 장가계 용왕굴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동굴입니다. 

그러나 관광객에게는 5.2km만 개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동굴의 어느

정도까지는 꼬마 기차를 타고 들어갔습니다.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모자를 쓰라는

주의사항을 듣고 한 명씩 기차에 올랐습니다. 

 

동굴 안에 종유석이나 석순이 만든 갖가지 모양은 여느 동굴이나 큰 차이가 없었지만, 만 명이 들어갈

수 있다는 콘서트 홀은 어마어마하게 넓었습니다.  동굴 안의 온도는 사계절 일정하게 섭씨 8도를

유지하며, 또한 이 동굴에서만 서식하는 '인간 물고기'라는 물고기를 볼 수 있는데 포스토이나 동굴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관람 도중 잠시 모든 불을 끄고 깜깜한 동굴에서 공포를 체험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정말 오싹했습니다.  실제 이런 상황이 온다면 무사히 빠져나가기가 어렵겠다는 걸 절감했지요.  한해

무려 9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명소라 각 나라 말로 안내를 하는 관광객을 여러 팀

만났습니다.  동굴 속에서 영어, 불어, 독어 등이 마구 엉켜 귀를 어지럽혔습니다.  이곳을 두고 대 문호

헨리 무어는 '가장 경이적인 자연 미술관'이라고 격찬을 했답니다. 

 

우리는 동굴 방문을 마치고 입구에 있던 건물 2층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메뉴는 이번 여행의 어느

곳을 가나 비슷했습니다.  스프, 감자, 빵, 두껍지 않은 스테이크 등인데 맛은 깔끔했습니다.  오후에는

슬로베니아의 또 다른 아름다운 관광지 블레드를 향해 갈 예정입니다.

 

*위 사진의 포스토이나 동굴이라 씌어진 계단을 오르면 동굴 입구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