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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발칸 1)

루마니아의 펠레슈 성에서

by blondjenny 2014. 3. 19.

 

주민이 1,500여 명인 시나이아는 '카르파티아의 진주'라고 부르는 산속의 휴양도시로 해발 845m 지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위치한 펠레슈성은 루마니아 국보 1호입니다. '시나이아'라는 도시 이름은 이곳에 있는 시나이아

수도원에서 빌렸으며, 시나이아 수도원의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시나이 산에서 유래한답니다. 지대도 높지만 올라가는

길 양 옆으로 늘어선 나무에 단풍이 들어 말 할 수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19세기까지 성스러운 이름의 수도원이 자리한

한적한 작은 마을에 불과했던 시나이아에 국왕 카롤 1세가 1785년부터 1883년까지 네오 르네상스 양식을 도입하여 

왕가의 여름 별궁인 펠레슈 성을 지었습니다. 이 성은 19세기 후반 독일 르네상스 건축의 진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루마니아가 가장 자랑하는 관광명소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건축가 빌헬름 도데러와 그의 제자

요하네스 슐츠가 공사를 감독하여 완성했는데 그 당시 유럽 최초로 전기를 사용하여 천정을 여닫을 수 있게 했으며,

유럽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중앙집중식 청소기를 사용하며, 중앙집중식 난방을 했답니다. 중요한 건축

자재는 모두 외국에서 수입하여 지었으며 베네치아에서 가져온 화려한 조명기구와 거울, 소극장은 지금도 손색이 없는

시설입니다. 그 후 왕가의 여름 휴양지로 사용하다가 1914년 카롤 1세가 사망하자 그의 묘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펠레슈 성 내부에는 170여 개의 방들이 무척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고 합니다. 외벽과 내벽이 나무조각으로 장식되어 있고, 회화, 조각, 보석, 도자기, 카펫, 중세 무기 등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내부를 보려면 입장료를 내고, 또 사진을 찍으려면 촬영비를 따로 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방문한 날이

월요일로 마침 휴관일이라 내부를 볼 수 없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할 수 없이 외관만 둘러 보는데 외관도 어찌나

볼거리가 많은지 셔터 소리가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았습니다. 단풍이 물든 정원도 너무 아름다워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도 있었습니다. 좀 더 머무르며 감상하고 싶었지만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성과 주변 경관에 반해 아이들도 휴가를 내어 같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관람을 끝내고 내려오면서 길 가의 모텔, 

호텔 전화번호를 적어 놓았습니다. 다음에 또 오게 되면 내부를 꼭 관람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