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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발칸 1)

불가리아의 벨리코 터르노보, 차르베츠 성에 올라

by blondjenny 2014. 4. 26.

 

다음 관람지인 벨리코 터르노보의 차르베츠 성을 둘러보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멀리 성이 보이는도중에도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천 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고도 벨리코 

터르노보는 불가리아의 주요 여행지로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가을 단풍이어우러져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제 2차 불가리아 왕국의 수도(1185-1396)였으며, 불가리아 도시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곳 중 하나입니다. 얀트라 강 오른편에 위치해 있는 이 도시는 험한 산과 깊은 계곡, 그리고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트라페티차 언덕에는 17개의 교회 유적지와 사원, 왕궁 등 독특한

건축 양식의 역사적인 기념비와 상징물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벨리코 터르노보는 12세기부터 14세기까지 불가리아에서 가장 견고한 요새가 들어서면서 급속도로 발전했고, 

불가리아 제국의 수도가 된 이래 정치, 경제, 문화, 종교의 중심지로 여겨졌습니다. 14세기 비잔틴 제국이 

쇠퇴하면서부터 발칸 반도와 슬라브계 정교회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한때는 '제3의 로마'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200년 동안 마을의 번영과 발전이 지속되었지만, 1393년 오스만 제국이 3개월에 걸친 포위를 

뚫고 요새를 함락하면서 1877년 7월 7일 러시아에 의해 해방될 때까지 480년 동안 오스만 제국의 불가리아 

지배는 계속됩니다. 1878년 베를린 조약에 따라 승인된 불가리아 공국은 터르노보를 수도로 삼았습니다. 

1879년 4월 17일 최초의 불가리아 의회가 이곳에서 소집되었으며 불가리아 최초의 헌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헌법은 불가리아의 수도를 소피아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소피아는 지금까지 불가리아의 

수도입니다. 1908년 10월 5일 페르디난드 1세가 이곳에서 불가리아의 완전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마침내 12세기 불가리아 왕국의 성채였던 차르베츠 성 아래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서부터 성까지 걸어 

올라가는 길도 연세 드신 분들께는 만만치 않아 보였는데 오르는 길 중간중간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가을이라 색색으로 물든 나무를 배경으로 발 아래 저 멀리 강이 흐르면서 붉은색 지붕의 

집들이 모여있는 모습은 가히 동화 속 한 장면 같았습니다.

 

차르베츠 성은 트라키아인과 로마인들의 정착지였던 차르베츠 언덕에 세워진 성입니다. 비잔틴 시대였던

5-7세기 무렵 건립되어 요새로 쓰이다 8세기와 10세기에 불가리아와 슬라브인들에 의해 재건축되어 요새화

되었고, 12세기 초 비잔틴 제국에 의해 다시 재정비된 곳입니다. 차르베츠 요새 정상에 있는 성모승천

대성당은 유일하게 요새 안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1985년에 대대적인 보수가

이루어졌습니다. 성모승천 대성당 내부에는 불가리아의 현대작가 테오판 소케로프가 그린 성화가 있습니다. 

이 성화는 불가리아의 현대 종교미술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1393년 불가리아가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부터 이후 480년 간의 피지배 민족의 고통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 사진을 찍으려면 따로

촬영비를 내야 해서 눈으로만 감상하고 말았습니다. 일반적인 교회나 성당의 성화와는 아주 다른

괴기한 느낌마저 드는 그림입니다. 다른 분의 사진을 빌려 어떤 종류의 그림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