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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미국에서 단풍놀이

by blondjenny 2014. 11. 12.

 

 

뉴저지에 머무르는 동안 하늘이 너무 맑고 깨끗하여 도시락을 싸 갖고 무작정 어디론가 가야 할 것

같았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자'는 소리에 일사불란하게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남편은 지도를 보며 코스를 정하고, 저는 일단 급히 밥을 하고, 있는 재료로 몇 가지 반찬과 김을

준비하였습니다.  아이는 필요한 간식과 수저, 냅킨 등을 챙겼습니다.  물론 사먹을 수도 있지만

그래 봐야 햄버거나 피자가 제일 만만한데 별로 건강식이란 생각이 안 들어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수년 전 초 겨울에 남편이 멕시코로 발령이 나서 뉴저지를 떠날 때 갔었던 뉴욕에 있는 7 레이크(호수)

드라이브 코스를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일단 어딘가를 간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업 되어

그곳이 어디든 사실 상관이 없었습니다.  길 가의 가로수는 아직 푸른 빛도 있고, 붉고, 누런 갈색도 있고,

하늘은 높고, 파랗고, 이를 같이 즐길 가족과 함께 한 끼 먹을 음식이 충분하니 왜 아니 즐겁겠습니까? 

 

저는 조수석에 앉아 지나가는 풍경을 열심히 찍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잘 찍어도 눈으로 본 것만은

못한 것 같습니다.  단풍은 너무 아름다운데 사람들은 별로 없어 오롯이 우리 가족이 그곳을 세 낸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선 단풍 철이나 벚꽃 철이면 사람들이 붐벼 제대로 조용히 그 풍경을 즐기기

어려운데 여기는 땅이 넓어서 인지 그렇게 붐비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주변이 단풍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을 찾아 준비해 간 점심을 먹었습니다.  꿀맛이란 이런 걸까요?   밥이 모자랄

정도로 밥 맛이 좋았습니다.

 

그 후에도 베어 마운틴 쪽으로 또 한 번 단풍놀이를 나갔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난 후라 단풍이 더

곱게 물들어 그야말로 환상적였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정취에 '너무 좋다' 소리만 연발하며 일 순간에

스트레스를 다 날려보냈습니다.  가는 도중에 아주 예쁜 마을을 만나 차를 세우고 30-40분 정도를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곳에서 단풍놀이 한 번 제대로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