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단풍 구경도 하고 지인들께 식사도 대접하며 바쁘게 보냈지만, 그래도 빼놓을 수 없는 게
맨해튼에 나가 뉴요커들의 바쁜 발걸음 틈에 끼어도 보고, 하늘 높이 올라간 빌딩 숲에 갇혀도 봐야
미국서 할 일을 한 것 같습니다. 뉴욕에 비교적 자주 오지만 올 때 마다 한 두 번은 꼭 맨해튼을 나갑니다.
맨해튼이 복잡하고, 지저분하기도 하지만 일단 그 속에 들어가면 활기가 넘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할까요?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이번에는 가을 철에 와서 혹시나 영화
'뉴욕의 가을'처럼 센트럴 파크의 멋진 단풍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조금 빨랐던 것 같습니다. 이제 막
하나 둘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더군요. 조금 실망했지요.
일단 버스를 타고 맨해튼에 나가서 아이가 잘 가는 쌀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고, 라카펠러 센타(록펠러
센타)와 그 주변 교회들을 둘러보고, 센트럴 파크를 보고, 그랜드 센트럴 기차역까지 보고 돌아오는 걸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맨해튼은 발로 돌아다녀야 하는 관계로 편한 신발을 신고, 가방도 무게가 덜 나가는
걸로 메고, 물병 하나 들고 출발했습니다. 사진은 필수이므로 사진기는 제일 먼저 챙기고, 선글라스와
모자도 넣었습니다. 그러나 그 코스를 다 돌기엔 사실 무리였습니다.
일단 쌀국수 집에서 먹은 점심은 괜찮았습니다. 가격 대비 좋았습니다. 그곳을 나와 라카펠러 센타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언제나 볼거리가 많아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라 우리도 그 틈에 끼어 전에도 찍었지만
또 사진을 찍고, 주변의 멋진 건물들과 오래된 교회들을 들어가 구경을 했습니다. 그리고 센트럴 파크를
가니 공원 입구에 관광객을 위한 시내관광용 마차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만큼
공원에 단풍이 들지 않아 좀 아쉬웠지요. 거기서 잠시 쉬며 가져간 포도를 먹었습니다. 그러고 다시
일어서니 그랜드 센트럴 역까지는 다리에 한계가 오더군요. 그래서 그건 다음으로 미루고,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 석양을 바라보며 집으로 가기 위해 42번 가 버스 터미널을 향해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다리는 아파도 마음은 한결 즐거워졌습니다. 오늘의 맨해튼 방문은 이 정도로 충분한 것 같았습니다.
*위 사진은 라카펠러 센타의 아이스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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