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미국)

뉴욕의 차이나 타운과 리틀 이탈리아

by blondjenny 2011. 3. 6.

뉴욕의 차이나 타운은 전에도 여러 번 들렸지만 멀리서부터도 특유의 건축물과 붉은 색상, 그리고 여름에
정육점과 해산물을 파는 노점상을 지나려면 풍기는 그 비릿하고 이상한 부패한 냄새가 코를 찔러 차이나
타운에 들어섰음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 노점상에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만물상을 이루어
다른 곳에서 구입하지 못하는 물건도 이곳에 오면 다 해결이 됩니다. 물론 그 품질은 보장 못합니다.
관광객을 위주로 하는 물건들은 가짜가 많아 구입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가방이나 전자제품의
경우가 심한데, 어떤 사람은 돈을 지불하고 시계를 사서 몇 발짝 가니 벌써 초침이 떨어져버렸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물론 환불은 안되지요. 그러나 차나 음료수, 과일, 만두 등 맛있는 것도 많고, 싼 물건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 이곳은 늘 북새통을 이룹니다. 우리도 여기서 석류와 한국의 감을 발견하고 반가워 얼른
샀는데 집에 올 때까지 짐이 되어 혼이 났습니다.

차이나 타운은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데 뉴욕의 차이나 타운은 세계의 차이나 타운 중에서도 가장 크게
발전한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주변에 유명한 그리니치 빌리지와 소호, 리틀 이탈리아 등 볼거리가

많고, 레스토랑과 오락 명소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인구는 무려 8만 여명으로 주로 광동 인들이 많으며,

19세기 중반 대륙횡단 철도 공사 때 태평양을 건너 일하러 온 중국인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차이나 타운은 지금도 여전히 전통과 관습을 지키며 점점 더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20세기

초에는 이민자의 외롭고 어두운 삶을 대변하여 통스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했으며, 1933년 서로 대치

하던 통스들 사이에 휴전이 성립되기까지 과격하고 위험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특이한 것은 중국인이

있는 곳은 어디든 '공자'를 기리는 곳이 있듯이 이곳에도 '공자 플라자'가 있는데, 늘 많은 인파가 몰려

있어 이곳에 한번 들어 가려면 아주 오랫동안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공자 플라자에서 서쪽을

향해 걷다 보면 북쪽이 리틀 이탈리아, 남쪽이 차이나 타운으로 나뉘는데, 맨해튼을 동서로 달리는

커낼 가는 바로 이 차이나 타운과 리틀 이탈리아의 중심 거리입니다.

리틀 이탈리아는 1890년경부터 남부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이 거리를 형성하였으나 최근 완전히

미국화 된 이탈리아인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차이나 타운의 세력이 점점 넓혀지고 있습니다. 1930년 대
무렵 30만 명에 가까운 이탈리아 인들이 살았으나 지금은 세력이 위축돼 간신히 이탈리아 풍의 식당이나
상점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리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인은 많지 않지만 고유의
델리와 베이커리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카푸치노와 페이스트리도 즐길 수 있습니다. 9월의 산 제나로
축제 때에는 뉴욕 시의 모든 이탈리아 인들이 거리에 모여 흥겨운 행사를 벌입니다. 리틀 이탈리아에
들어서면 레스토랑의 형태부터 유럽 풍으로 바뀌고 음식도 유럽 식이 주가 되어 정말 유럽의 어느 거리에
있는 착각이 듭니다. 그 길을 벗어나면 바로 차이나 타운인데 어떻게 그렇게 분위기가 다를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우리도 그곳에서 카푸치노를 마시며 잠시 유럽의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나의 이야기 (미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겐하임 박물관을 보고  (0) 2011.03.17
소호와 트라이베카를 걸으며  (0) 2011.03.10
뉴욕 지하철 역사에서  (0) 2011.02.09
뉴욕에서 만난 핼로윈 데이  (0) 2011.02.07
핼로윈의 유래  (0) 201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