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공항에서 만난 가이드는 40대 초, 중반의 조선족 남자였습니다. 젊어서 사업에 실패하고 늦은 우리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대협곡은 개발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자연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 관광지로서는 개발이 덜 되어 곳곳에서 인부들이 공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협곡이라 자연의 아름다움이 빼어났습니다. 깊은 산 속에서 바라보는 하늘에 매달린 눈부시게 아름다운 대형 고드름들은 자연이 만들어 낸 최대의 예술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계단들, 마치 놀이기구처럼 높은 곳에서 엉덩이 부분에는 쌀부대 같은 것을 대고 양 발로 속도를 조절하며 한 사람이 탈 수 있는 대리석으로 만든 좁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재미 또한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일이나 계단을 오르는 일은 죽음였습니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한 사람들은 고통이 덜 했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지팡이를 짚고도 다음 일정을 소화하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더구나 이번 여행은 주로 산세를 보는 것이라 평탄한 길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런 코스는 마지막 날 해야 하는데 가이드의 미숙함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이드에게 다음 팀을 안내할 때는 대협곡은 맨 마지막 날에 넣으라고 했더니 우리 보러 운동 부족이라며 들은 척도 안 하고 오히려 핀잔을 주더군요. 아무튼 다음 일정을 미룰 수는 없어 '아이구' 소리들을 하며 어기적어기적 걸었습니다. 고통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떼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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