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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대협곡을 나와서

by blondjenny 2011. 6. 28.

 

 대협곡을 빠져 나와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데 시계를 보니 5시가 조금 넘어 너무 이른 것 아니냐고
차라리 다리의 피로도 풀 겸 발 맛사지를 먼저 받고 저녁을 먹자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전에도
중국 방문 시에는 맛사지를 받았기 때문에 별 다른 것은 없었지만 원래 여행 금액에 팁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가이드가 맛사지사한테 팁을 5불 줄 거라고 미리 말을 해놓아 불쾌했습니다. 팁은 말
그대로 팁이라 잘 하는 애한테는 더 줄 수도 있지만 시원치 않은 경우는 안 줄 수도 있는 건데 마치
한국 사람을 봉으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보통 여자 맛사지사들은 손 힘도 약하고,
수다도 많이 떨어 여자 맛사지사 보다는 남자 맛사지사가 잘 하는 것 같고, 전에도 여자한테 받았다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험이 있어 저는 남자한테 받겠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맛사지를 받는데 발은
괜찮았지만 장딴지에는 맛사지사가 조금만 손을 대도 근육이 뭉쳐 너무 아파 비명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도 내일이면 한결 나아지리라 생각하며 억지로 참았습니다. 이게 웬 생 고생입니까?

발 맛사지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조선족이 하는 음식점인 것 같았습니다. 입구에서 아주머니가
배추 종류를 씻고 있었는데, 배추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입니다. 생 배추를 그냥 된장에
찍어 먹는데 물도 많고 사각사각해서 몇 접시를 가져다 먹었습니다. 모두들 중국 배추가 이렇게 연하고
맛있는 줄 몰랐다고 얘기하며, 새로 가져다 놓기 무섭게 다 없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깨끗이

씻었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돼지고기 삼겹살을 무한 리필로 먹었는데 너무 고기가 맛있어

우리 일행은 모두 놀랬습니다. 한국산 보다 훨씬 쫄깃하고 맛있었습니다. 우리가 중국산이라면 흔히 갖는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버렸습니다. 어느 분 얘기가 한국 사람들이 중국서 사가는 물건들은 너무 싼 것만

찾아서 품질이 안 좋지 중국산 중에 품질 좋은 것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사지도 하고 배불리 먹고 호텔로 돌아오니 잠이 저절로 쏟아졌습니다. 마침내 즐겁고도

힘든 하루가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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