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제 곧 서울로 출발해야 합니다. 오기 전에는 아이에게 필요한 이것 저것을 준비하며
즐거운 마음였지만, 일단 도착하고 보면 그 때부터는 하루 하루 줄어드는 날이 야속하지요. 한 두 번 해 본 것도 아니고, 아이들
고등학교 때부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여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떠날 때는 남겨진 아이 걱정이 됩니다. 아직
미혼이라 그렇기도 하고, 딸이라 더 그런 것도 같고.
아이도 잠시 섭섭은 하겠지만, 직장에 다니느라 사실 바빠서 오래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 다행이기도 합니다. 퇴근하고 돌아와서
밥하고 국물이라도 만들어서 저녁을 먹으려니 얼마나 힘들고 피곤할지 상상이 됩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저녁은 집에서 해먹으려 하니
대견하기도 하고요. 그 동안 엄마가 해 놓은 밥을 먹는 건 좋았지만, 낮에 엄마 혼자 하루 종일 있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라 동네 산책도 하고, 필요한 식 재료를 사러 수퍼도 가고, 크게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도 서울 가서 해야 할 일도 있고, 사람들도 만나야 하고, 여기서 오래 있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서로 생활하고 있는
영역이 다르니 각자 제 자리를 지켜야 제대로 돌아가고 편안하겠지요.
제 경우는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아이도 보고, 어떻게 사는지 참견도 하고, 물론 새로운 곳을 여행도 하고, 등등
여러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1년에 한 번 정도는 뉴욕, 뉴저지를 오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남편이 휴가를 내어 다같이
필라델피아와 워싱턴을 오랜만에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이제 올해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내년을 기약하며 돌아갈 시간이네요. 늘 오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박물관과 다른 주를 여행할 기회가 있어 새로운 풍경들로 풍성해진 기억을 안고 집으로 갑니다.
긴 비행시간을 어찌 견딜지 걱정하면서...이번 여행기는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위 사진은 비온 뒤의 저희 집 베란다에서 바라본 허드슨 강 너머 맨해튼의 모습입니다. 무지개가 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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