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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뉴저지에 도착해서

by blondjenny 2011. 9. 23.

 

이번에 탄 비행기는 자국 비행기가 아니라 비빔밥을 먹을 수는 없었지만 그 동안 탔던 다른
비행기에 비해 기내식이 좋았습니다. 양식임에도 의외로 입맛에도 맞았고, 사과와 컵라면의
간식까지 주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홍콩에서 비행기를 타자마자 식사 후
바로 잠이 들어 몇 시간은 금방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깨고 나니 아직도 한참을 가야 해서
나중에는 영화를 몇 편 보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발이 붓고, 몸은 꼬이는 것 같았습니다.
마침내 오랜 비행 시간 끝에 뉴욕의 JFK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남편이 차를 렌트해서

맨해튼으로 들어오자 익숙한 풍경에 마치 집에 온 듯 편안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아이들이

기다리다 잠들었을 것 같아 조바심이 났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건축가로 일하는 큰딸 애도 휴가를 내어 우리보다 하루 전에
뉴저지에 도착해 모처럼 4식구가 모이게 되었습니다. 요즘 같은 글로발시대에도 4명이 3대륙에
나눠 산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작은 애는 5월 초에 휴가로 잠깐 한국에 와서 얼굴을
본지 얼마 안 되었지만, 큰애는 거의 1년 반이 넘었습니다. 남편은 2주일, 큰애는 1주일 휴가로
오니 그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갈지 상상이 됩니다. 일을 안 하는 저만 한달 반 정도 있다 올
예정인데 저도 그렇게 오랫 동안 붓을 놓을 수 없어 화구를 챙겼습니다. 큰 종이는 가져오기가
어려워 작은 사이즈를 그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도 그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그런 복잡한 상황에도 4명이 다 모인다니 이번에는 가족사진을 찍어야겠습니다. 언제 또 다 모일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아이들과의 만남에 설레하며 드디어 집에 도착하니 이미 밤 12시가
넘었습니다. 그래도 자다 깬 얼굴로 부시시 일어나 반가워하는 모습에 오랜 비행의 피로가
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가져간 옷이나 음식을 보고 반기리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너무
졸려서 내일 보겠다며 쓰러져 다시 자더군요. 우린 비행기에서 잠도 잤고, 시차도 있고, 아무리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는 맨해튼의 야경도 너무 아름다워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그저 멀뚱하니
천장만 바라보다 오히려 머리가 맑아져 창 밖의 맨해튼 불빛을 쳐다보며 새벽에야 잠이 들었습니다.

 

*위 사진은 저희 집 베란다에서 바라본 맨해튼 풍경입니다. 언제 봐도 멋있네요.
앞에 보이는 강이 허드슨강입니다. 멀리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도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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