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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뉴저지 도착 다음 날

by blondjenny 2011. 9. 27.

뉴저지에 온 다음 날, 눈을 뜨니 파란 하늘이 보여 얼마나 기분이 상쾌한지 말 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을 떠날 때는 매일 같이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축축하고 우울한 기분였거든요. 오랜만에 보는
파랗고 높은 하늘에 어제의 피로도 다 잊었습니다.

그 동안 작은 애 혼자 생활하니 냉장고에는 양이 작고 만들기 쉬운 것 외에 다른 재료들도 없고,
무엇보다 당장 먹을 김치가 없어 밥을 먹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한국 식품점에 가서 배추와 무,
고기, 생선, 채소, 과일 등을 샀지만 지금 김치를 담가도 당장 먹을 순 없어 수퍼에서 담가 놓은 김치를
샀습니다. 우리 식구는 산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배추 속 무채가 양념에 범벅이 된 채
형체를 알아 보기 힘들고,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데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마저 없으면 더 먹기
힘들어 살 수 밖에 없었어요. 과일도 한국 시장에선 흔치 않은 망고와 멜론, 체리, 파파야가 여기저기
무더기로 널려 있어 미국임을 실감했습니다. 그렇게 장을 봐가지고 나오는데 마치 뉴저지에 사는
사람 같은 착각도 들고 전에 살던 기억도 떠올라 기분이 묘했습니다.

장 보러 오가는 길이 따스한 햇살 아래 주변의 녹색과 어우러져 너무 맑고 쾌적했습니다. 바로 이틀 전
떠난 인천공항 가는 길은 유난히 길었던 빗속에 얼마나 질척거리고 습한지 몹시 불쾌했었는데. 집에

오자 장 봐온 것을 정리하고, 배추를 절여놓고, 백화점을 가기로 했습니다. 큰애는 휴가가 짧아 필요한
것들을 얼른 사고, 다음 날은 비치에 가기로 했거든요. 여기 백화점은 주 고객에게 주는 쿠폰의 할인
금액이 작지 않아 세일 기간에 가면 많은 금액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쿠폰으로 30불 이상을
사면 50-75% 세일 금액에서 또 10불을 깎아주는 식입니다. 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간섭하는 점원이
없어 맘 놓고 고를 수가 있습니다. 가끔 뭘 도와줄까 묻는 점원도 있지만 괜찮다고 하면 전혀 상관하질
않습니다. 그래서 전 한국서 보다 여기서 쇼핑하는 게 맘이 편하더군요. 그렇게 부지런히 살 걸 사고
집에 돌아오니 시차 때문에 그때부터 졸립고 피곤해서 내일 비치 갈 준비를 좀 해야 하는데 그냥 잠이
쏟아졌습니다.


*위 사진은 집 근처 동네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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