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이 넘으신 친정 어머니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레 일본어를 배우시고 생활화하게
되셨습니다. 아직까지도 일본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물으면 정확하게 답을 주실 정도로
기억력이 좋으시고, 건강도 여행하기에 무리가 없어 일본을 한 번 같이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동안 미국은 제가 10년 간 살았고, 또 막내 여동생이 20년 넘게 살고 있어 여러 번 왔다 가셨으나
영어를 잘 모르시니까 뭐 하나 사려 해도 우리들 도움이 없으면 곤란하셨지만, 일본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을 주실 수 있을 것 같아 어머니로서는 더 신나는 여행이 될 것 같았습니다.
저는 80년도 후반과 90년도 초반에 도쿄만 두 번 다녀온 적이 있어 저도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봄에 여행사에 예약을 했는데 마침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일본이 난리가 나서 여행 계획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2-3개월이 흐른 후, 벳부 쪽은 남쪽이라 별 상관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더구나 배로 다녀왔는데 좋았다는 아는 분의 말씀에 힘을 얻어 처음 배로 예약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친구 분도 가고 싶어 하시는데 같이 가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팔순이 넘은 노인 두 분을 모시고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혹시라도 여행 중 병이라도 나실까 좀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가기로 하고 거기에
맞춰 소화제나 파스, 감기약, 멀미약 등 간단한 약을 챙겨 짐을 꾸렸습니다. 어머니는 즐거워하시며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도 넣으시고 그 전 날 우리 집에 와서 주무시고 같이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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