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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일본)

일본 행 배에 올라

by blondjenny 2012. 2. 10.

 

배에 오르는데 계단이 많아 노인 분들은 짐을 들고 오르기가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배 안에 노약자의

짐을 들어주는 도우미들이 있어 얼마나 고맙던지요.  배의 구조도 잘 모르고 이런 여행도 처음이라 중간

중간에 안내를 받으며 방을 겨우 찾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덴마크와 스웨덴을 오가는 유람선에서 

왕복 2박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우리 가족만 방 하나를 쓰고 샤워실도 안에 있어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곳은 마치 TV에서 본 군대 내무반과 비슷했습니다.  방 가운데 통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6명씩 자게 되어 있더군요.  여자는 여자끼리만 조를 짜서 오며 가며 배에서 하룻밤씩을 보내는
일정였습니다.  샤워실이나 화장실은 방 밖에 공동으로 쓰게 되어 있어 처음에는 많이 불편할 줄 알았는데

칸이 많아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일단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고 짐을 옮겨 놓으니 저녁이 되어 우리 셋은 배 안의 식당으로 갔습니다.  배

안에는 식당도 있고, 미니 수퍼도 있어 간단한 생활용품은 그곳에서 해결이 되었습니다.  값도 더 비싸지

않고 한국 돈으로 계산도 되어 편리했습니다.  마침 식당에는 저녁시간이라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줄이 너무 길어 특히 노인 분들은 도저히 차례를 기다리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은 가져간
컵라면으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저녁을 먹고 방에 들어와 누우니 아침에 양재역부터

바삐 움직였던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저도 피곤한데 두 노인 분들은 오죽했겠습니까?  

바닷물을 헤치는 배의 엔진 소리에 묻혀 두 분의 숨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니 맑고 쾌청한 파란 하늘이 보여 어제의 피로와 우중충함이 한번에 날아갔습니다. 

우리는 배의 갑판에 올라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기분이 아주 상쾌해졌습니다.  어머니와 그

친구 분은 아침 운동으로 스트레칭을 하시며 조금씩 드러나는 시모노세키 항에 대한 기대감에 즐거워

하셔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배는 일본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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