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동유럽, 독일)

동유럽 여행의 내막

by blondjenny 2012. 6. 26.

 

 

동유럽 여행은 미리 계획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15년 전쯤, 남편의 출장 길에 처음으로 따라 붙어서

독일, 폴란드, 헝가리를 이미 방문했었기 때문에 그 쪽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유럽을

여러 번 갔음에도 항상 프라하를 방문할 기회가 없어 언젠가 프라하는 꼭 가봐야지 하는 마음은 늘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큰 애가 베를린에서 건축가로 일을 하게 되고, 여자 애 혼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궁금하여 일단 베를린을 가고 거기서 프라하를 갈까 하는 막연한 계획을 세웠었지요.  그런데 큰 애랑

얘기를 해보니 중요한 프로젝트의 설계 마감이 임박한 때라 엄마가 와도 자기가 구경시켜 줄 여유가

없고, 그렇다고 혼자 베를린을 다니라고 하기엔 마음이 안 놓인다며 걱정을 하더군요.  또 그 즈음

아버지도 편찮으신 터라 그럼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미국에 있는 작은 애가 그럼

자기가 휴가를 내어 엄마하고 같이 유럽을 돌면 어떻겠냐고 하는 바람에 패키지 투어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도 아버지 상태가 좋아지셨으니 그 사이 무슨 일이 있겠냐, 아이들하고 좋은

시간 보내고 오라고 하시는 바람에 어렵게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베를린을 경유하는 일정으로 예약을 했는데 여행사에서 인원이 모자란다며 같은 날 출발하는

다른 코스로의 합류를 권하는 겁니다.  그 때 작은 애가 이미 프랑크푸르트-뉴욕 왕복 비행기 티켓을

끊어서 가긴 가야겠는데 베를린은 들리지도 못하게 된 겁니다.  거기까지 가서 정작 만나려는 큰 애는

얼굴도 못 보게 생겼습니다.  마음이 찜찜했지만 작은 애의 비행기 티켓을 살리려면 그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