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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우드버리 아울렛몰을 다녀와서

by blondjenny 2011. 11. 15.

 

뉴저지에는 남편 친구들과 우리가 살 때 알던 분들이 계시는데 그 중 한 친구와 남편이 골프를 치기로
한 날, 저는 그 부인과 우드버리 아울렛몰을 가기로 했습니다. 특별히 살 게 있다기 보다도 제가 뉴저지에
왔고, 날씨도 드라이브 하기에 좋아 겸사겸사 들렸습니다. 습기 없는 바람이 간간히 불고, 가는 길의
가로수도 초록색으로 물들어 아주 싱그러웠습니다. 전에 살 때 두어 번 간 적은 있지만 명품을 애용하는
편이 아니라 거기를 가도 마구 사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어요. 물론 시중 백화점에서 파는 정품
명품에 비하면 그 가격이 많이 싸고, 또 그런 물건을 한국에서 산다고 하면 비교도 안 되게 훨씬 싸지만,
그 명품 브랜드를 생각 안 한다면 그 물건이 정말 그렇게 맘에 드는 걸까 의심스러웠습니다. 아무튼 그
부인의 호의로 저는 편안하게 우드버리 아울렛몰에 도착하여 우선 일식을 파는 후드코트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구경을 시작했지요.

우드버리 아울렛몰은 뉴욕에 위치해 있는데 뉴저지에서 가려면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디자이너 컬렉션 아울렛몰입니다. 구찌, 알마니, 버버리, 폴로 등의 대형 고급 브랜드에서부터 갭, 바나나
리퍼블릭 등의 중저가 브랜드까지 어마어마한 공간에 220 개의 매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만약 버스로
간다면 교통비만도 30불(약 34,000원)이 넘으니 차가 있고 살 것이 있으면 모를까 그냥 구경으로 가기엔
차비가 좀 아깝지요. 물론 꼭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보통은 25%-65%까지 할인이 되니 그 값은 충분히
보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 관광객들이 다른 관광은 빼놓더라도 이곳을 찾는 모양입니다. 매장
전체 면적보다도 주차장이 넓다는데 평소에는 자리가 없다니 얼마나 관광객이 많이 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는 일주일 내내 문을 여는 이곳은 쇼핑 외에도 라커나 휠체어, 외국돈
환전소, 레스토랑, 후드코트 등의 시설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들린 가방 매장도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라 한국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단체로 와서 누가 빼앗아 갈까 한 팔에 가방을 몇 개씩 들고 서있어 기가 막혔습니다. 아무리 할인이 된다
해도 몇 백불씩 하는데 그런 가방을 서너 개씩 들고 떠드는 모습이 마냥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점원들
조차 한꺼번에 여러 명이 여러 개를 동시에 물어보니 정신을 못 차리더군요. 유독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매장에는 어김없이 한국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뤄 씁쓸한 기분으로 몇 군데 매장을 더 돌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