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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핼로윈에 즈음하여 뉴저지에서

by blondjenny 2011. 1. 24.

 

뉴욕과 뉴저지에 머무르는 동안 9월도 지나고 10월이 되니 집집마다 호박과 고양이, 귀신 컨셉의

장식들이 창문이나 마당에 놓여지고, 상점에는 핼로윈 장식용품이 코너마다 산더미 같이 쌓였습니다.

뉴저지 우리가 사는 근처도 예외는 아니어서 작은 창문 하나에도 하다 못해 호박그림이라도 오려붙이고

마귀할멈의 빗자루라도 한 귀퉁이에 놓아 두었더군요. 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핼로윈을 기다리며

학교에서 호박이나 귀신을 그려 갖고와 집안에 붙이며 즐거워하던 아이들 모습도 생각나고, 화장지를

나뭇가지에 휘감아 밤에는 괴기스런 풍경을 연출한 기억도 떠오르고, 현관 손잡이에는 주황색, 검정색,

흰색 등 핼로윈 색깔로 만든 줄을 감아 조금이나마 핼로윈 분위기에 동참하고자 한 모든 추억들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몇 년 만에 다시 보는, 더구나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이라 사진기를

들고 무작정 거리로 나섰습니다.

우선은 집 근처 다른 주택들이 장식해 놓은 묘지풍경이라든지, 거미줄, 호박 등과 함께 작은 상점들의
디스플레이를 사진기에 담았습니다. 가까운 곳을 찍은 후에는 차를 타고 뉴저지 북쪽, 전에 우리가 살던
집 근처 농장에 가서 그곳의 핼로윈 풍경을 찍었습니다. 농장이라 공간도 넓고 자연과 어우러진 장식이
더 실감났습니다. 이렇게 핼로윈 장식을 한 것은 분명 어른들일텐데 그때만큼은 모든 걱정을 떨치고
동심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하며 즐겁게 했으리라. 작은 딸애도 회사에서 공부벌레
여고생의 컨셉으로 여직원들이 분장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하여 커다란 검정 뿔테 안경에 흰 블라우스,
체크무늬 주름치마, 무릎까지 오는 반 스타킹을 신고 출근을 하는데 버스에서 창피하다며 겉에 긴 트렌치
코트를 입고 갔습니다. 이곳 미국에서는 10월의 핼로윈, 11월의 추수감사절, 12월의 크리스마스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기는 큰 행사이며 축제입니다. 상인들에게는 연매출을 좌우하는 대목이기도
하고요. 저도 이번 핼로윈에는 오랜만에 그들 틈에 끼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위 사진은 뉴저지 북쪽 어느 농장의 풍경입니다. 뉴저지의 핼로윈 풍경에 이어 뉴욕의 풍경도 계속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