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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스페인, 포르투갈)

스페인, 톨레도에 반하다

by blondjenny 2017. 1. 20.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을 계획했을 때 사실 마드리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마드리드는

단지 정치, 경제의 중심이고, 문화 예술 부분은 바르셀로나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스페인

광장의 세르반테스 동상이나 프라도 미술관 앞 고야의 동상을 보고, 또 길거리의 조각상들을 보니

제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현재 스페인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에 비햐면 많이 위축되었지만,

나라가 갖고 있는 역사 만큼 그들의 문화 수준은 어디나 상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관광지인 톨레도는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67㎞ 떨어진 지점에 있습니다.  기독교, 이슬람,

유대 문화가 하나로 융합된 도시입니다.  1085년 알폰소 6세에게 점령당한 후 카스티야 왕국의 정치적,

사회적 중심지가 되었으나, 1560년 수도가 마드리드로 옮긴 후 중요성이 약해졌습니다.  스페인 문화를

잘 대변하는 곳이어서 시 전역이 국립기념지로 선포되었고,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톨레도 대성당은 고딕 양식의 스페인 대성당들 가운데 가장 스페인적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1222년 호노리오 3세 교황은 모스크를 완전히 허물고 새 성당을 지으라는 칙령을 내렸습니다.  5년 뒤

공사가 작됐고, 270여 년이 흐른 1493년 완공되었습니다.  톨레도 한복판에 우뚝 서있는 톨레도

대성당의 정식 명칭은 '톨레도의 성모마리아 주교좌 성당'인데 예술성이 특히 뛰어납니다. 


또 하나 톨레도에서 꼭 봐야 할 곳이 있습니다.  엘 그레꼬의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이란 작품으로

유명한 톨레도 산토 토메 성당입니다.  이 작품이 이 성당의 중요한 재정담당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323년 사망한 톨레도 지방의 귀족 오르가스 백작은 평생 성당에 재정 지원을 했고, 지역의 소외된

이들을 돕는 일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남은 재산마저 난한 성도들과 수도자들을 위해 쓸 수

있도록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가 죽은 지 692년이 지났고, 엘 그레꼬가 그의 장례식에 얽힌 전설을

작품으로 그린 것이 430년이 지났습니다.  그의 무덤 위에 그를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 바로 산토 토메

성당이고, 엘 그레코의 작품은 그를 위한 부속 예배실 중앙에 놓여져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

그림 하나를 보러 몰려드니 엘 그레꼬를 통해 오르가스 백작이 사후에도 변함없이 성당 재정에 공헌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작품 한 점으로 인한 재정적 도움이 이미 수백 년을 이어왔는데, 앞으로도 얼마나

계속될지 알 수 없습니다.


톨레도 대성당의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화려함에 감동 받고, 엘 그레꼬의 그림을 사랑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놀라고, 아기자기한 톨레도의 좁은 골목길에 홀딱 반했습니다.  마드리드를 가셨다면

꼭 들려야 할 곳이 톨레도입니다.


*위 사진은 톨레도 대성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