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여행을 떠날 때부터 이미 두브로브니크를 다녀온 사람들이 성벽 걷기는 꼭 해보라고 권해서 가이드로부터
옵션 선택 관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얼른 신청을 했습니다. 두브로브니크 성벽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요새로 구 시가지 전체를 원형으로 감싸고 있어 이 성벽에 오르면 성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이
성벽 산책로는 중세시대의 성벽과 도시의 오랜 역사, 그리고 아름다움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는 두브로브니크
최고의 여행지로 필레 게이트를 통과하면 바로 왼쪽으로 성벽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옵니다.
성벽 전체 길이는 약 2km, 최고 높이 6m, 두께는 1.5-3m에 달합니다. 10세기에 처음 건설된 이 성벽은
13-14세기에 증축되면서 현재 모습의 기초를 이루었고, 19세기에 더욱 두껍고 견고하게 증축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성벽의 건설에는 약 2백만 개의 돌이 사용되었으며 대포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성채였습니다.
연세가 많고, 다리가 아프신 분들은 처음 시작할 때 계단을 많이 올라가야 해서 좀 힘들어 하시던데 일단
그 고비를 넘기면 그 다음부터는 일방통행의 좁고 평평한 길이라 앞 사람만 쫓아가면 큰 문제는 없지
싶습니다. 성벽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한쪽으로는 코발트 빛 아드리아 해가, 다른 한 쪽으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구 시가지의 주황색 지붕이 동시에 펼쳐져 어디를 봐도 엽서 속 풍경이었습니다. 관광객
손에 들린 사진기가 쉴 새 없이 양 쪽을 찍어대는데 예술적 감각이라곤 없는 사람이 아무 곳에나 초점을
맞춰도 다 그림 같은 풍경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구 시가지 쪽은 실제 사람들이 거주하므로 빨랫줄에
빨래가 정겹게 걸려 있었습니다. 매우 이국적이지만 소박하고 일상적인 멋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매력
있는 곳입니다. 성벽 걷기 코스는 아주 긴 것과 짧은 것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아주 긴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구름 한 점 없는 옥 빛 하늘 아래 충분히 좋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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