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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유럽, 독일)

프라하를 떠나 폴란드로

by blondjenny 2012. 9. 2.

 

프라하 구 시가지와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폴란드로 떠나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프라하는 저녁 늦게 도착해서 야경 밖에 못 봤기 때문에 아침에 밝을 때 프라하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폴란드에서의 일정이 그리 빡빡한 것 같지 않아 가이드에게 버스로

한 번 돌아줄 수 있냐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하더군요.  숙소와 구 시가지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몰라도

20분만 가면 구 시가지라 제 생각엔 충분히 들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그래서 나중에 꼭 다시 와서 그 땐 며칠 여유를 갖고 구석구석 돌아볼 생각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다시 체코를 들리게 되어 있지만 오늘은 일단 체코를 벗어나 폴란드로 향합니다. 

폴란드로 가는 길은 독일에서와 마찬가지로 푸른 들판에 노란 유채꽃이 피어있고, 태양열 집전판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폴란드와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15년 전쯤 들린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동유럽으로 출장을 가는데 다른 직원 없이 혼자 가니 같이 가겠느냐는 말에 처음으로 따라

나섰습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짐이 도착하지 않아 폴란드에서 호텔에 비치된

로션만 바르고 민 낯으로 관광을 해야 했습니다.  남편은 일을 하고 저는 개인 가이드를 동반하고

바르샤바, 크라카우, 아우슈비츠 수용소, 소금광산 등을 방문했었습니다.

 

그 당시 바르샤바는 건물들이 비례가 맞지 않을 정도로 큰 장방형에 온통 회색 빛였던 기억이 납니다. 

공산 치하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그런 것 같은데, 얼마 전 TV에서 보니 밝은 색 건물들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아무튼 오늘 가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소금광산은 전에 갔었기 때문에 그 때 느꼈던

그런 감동은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보게 된다니 그것 자체가 제겐

큰 즐거움였습니다.  그 동안 폴란드 자체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제가 이곳을 다시 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프라하는 아쉬웠지만 폴란드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를 기대하며 계속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