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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터키)39

아이발륵에서의 여유 에게해의 휴양도시 아이발륵은 소나무와 올리브나무 숲 가운데 있는 매력적인 항구도시이자 인기있는 휴양도시입니다. 그 동안 터키여행은 이동 구간이 길어 항상 허겁지겁 빠듯한 일정으로 새벽부터 밤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이곳에서는 좀 여유있게 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아이발륵의 호텔까지 가는 동안 벌써부터 마음이 여유로와지고 호텔에서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설명에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동안 터키에서 묵은 호텔은 제대로 갖춰진 호텔이라 할 수 없을 만큼 작고 볼품 없었거든요. 호텔에 도착하여 방에 들어간 순간 여기가 천국이 아닐까 할 정도로 야자수가 어우러진 야외 수영장과 몇 발자국 떨어진 해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더위에 헉헉거리던 에페소에서의 모습은 간데없고 찬물에 몸.. 2010. 9. 23.
아이발륵을 향해 우리는 에페소를 떠나 아이발륵이라는 휴양도시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약 4시간이 걸리는 코스라 우선 점심을 터키식 뷔페로 먹었는데 고기와 야채가 대체로 우리 입맛에 맞았지만, 그래도 여지없이 가져간 낱개 포장의 김을 뜯어 훌훌 날리는 밥을 싸서 남의 눈치 볼 새 없이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버스에 올라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지만 오전에 에페소를 걸어다니느라 힘도 들었고 식곤증도 밀려와서 고개가 절로 떨어졌습니다. 얼마를 졸고나니 또다른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하여 다리도 펴고 바람도 쐴 겸 밖으로 나왔습니다. 거기서는 아이스크림인지 셔벳인지 비슷한 것에 깨보다 더 자잘한 양귀비씨를 뿌려줘서 색다른 음식에 모두들 신기해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러고나니 그 다음부터는 정신이 들어 제법.. 2010. 9. 18.
원형대극장을 보고 에페소를 떠나며 셀수스 도서관 관람을 마친 후, 원형대극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건조하지만 뜨거운 지중해의 더위에 사람들은 좀 지쳐있었는데 에페소에서 마지막 코스라는 소리에 정신이 나서 또다시 기운을 차리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원형대극장은 헬레니즘 시대에 세워졌으나 현재 남아있는 것은 클라디우스 황제(A.D.41-54) 때 공사가 시작되어 트라양트 황제(A.D.98-117) 때 완성된 피온의 언덕 경사면에 지어진 것입니다. 2만 4천명을 수용할 수 있고 관중석 위에서는 고대 항만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공연을 보면서도 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적군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터키 전역에 산재한 노천극장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3단 구조이며 각 단은 22계단으로 되어있습니다. 음향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좌석이 .. 2010. 9. 16.
셀수스 도서관에서 하드리아누스 신전에 대해 쓰면서 터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일정표를 보고 얄팍한 지식이라도 얻을까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다는 말씀을 드렸었지요. 그 과정에서 에페소를 검색하면 셀수스 도서관이 대표적인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하드리아누스 신전의 메두사 부조와 함께 앞면에 뜨더군요.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그 이유가 아마 그나마 다른 것에 비해 덜 파괴되어 원형을 추측할 수 있어서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거의 2천년 전에 이렇게 섬세하고 화려한 조각으로 치장한 건축물을 보니 당시 뛰어난 건축 기술과 열정이 느껴져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그야말로 다 파괴되고 텅비어 그 허허로움에 세월의 무상함 또한 절로 느껴졌습니다. 가장 훌륭한 에페소 유적 중 하나로 손꼽히는 셀수.. 2010. 9. 13.
하드리아누스 신전을 보고 제가 터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인터넷으로 조사를 했더니 에페소의 대표적인 조각 중 하나로 하드리아누스 신전의 메두사가 소개된 걸 보았습니다. 그래서 가이드가 설명할 때 열심히 들으려 했습니다만, 날씨가 더워 신전 맞은 편 그늘에서 짤막하게 설명을 하고 지나가는 바람에 이 신전이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 당시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등을 자세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수없이 많이 흩어진 유적 중의 하나쯤으로 설명을 하여 모두들 그리 중요한 건축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신전의 역사는 나중에 돌아가서 인터넷으로 다시 찾아보더라도 사진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찍으려 했는데 그마저 급히 다음 장소로 옮기는 바람에 여의치 않았습니다. 하드리아누스 신전은 도미티아누스 신전 이후 두번째로 로마.. 2010. 9. 11.
아르테미스 신전에 대해 에페소에서 봐야 할 것은 많고 날씨는 푹푹 쪄서 가이드도 지쳤는지 간단히 설명을 하고 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대충 넘어간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르테미스 신전도 그 중의 하나로 실제로 우리가 아르테미스 신전의 잔해를 제대로 볼 기회는 없었는데 에페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신전에 대한 중요하고 흥미있는 이야기를 발견하여 소개합니다. 에페소에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였던 아르테미스 여신의 신전이 있었습니다. 아르테미스 여신(로마인들은 다이애나라고 부름)은 본래 달의 여신이었으며 호머의 작품에서는 사냥꾼의 여신으로 등장합니다. 아르테미스는 다산의 여신으로 숭배되었는데 살이 찌고 가슴에 무수한 유방을 갖고 있으며 주변에는 기묘한 모습의 동물들이 놓여있습니다. 소아시아에서 대형 건축물을 건축하.. 2010. 9. 8.
에페소에 대해 에페소에 도착하여 버스를 내리니 뜨거운 햇볕이 쏟아져 그냥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땀이 났습니다. 그늘로 가면 조금 나아졌지만 유적지여서 실내는 없고 주로 밖으로 다니며 구경을 하느라 모자를 쓰고 일부는 양산까지 꺼내 들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관광객도 많고 야외 공간이라 설명도 잘 안 들리고 계속 땀은 흘러내려 그늘을 찾기에 바빴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놓친 부분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에페소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셀축은 에게해 유일의 관광지이자 장대한 에페소 유적이 있는 곳으로 기원 전 1,500-1,000년 사이에 처음 세워졌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아테네 왕자 안드로클로스의 지휘 하에 그리스의 이주민들이 아나톨리아에 처음 정착하게 되었는데 그 때 그.. 2010. 9. 1.
에페소를 향해 오늘은 파묵깔레에서 아침을 먹고 에페소라는 유적지로 떠나는 날입니다. 에페소까지는 약 2시간 반쯤 걸린다는데 하도 버스를 많이 타서 이골이 나서 그 정도는 터키에서는 아주 가까운 거리로 인식이 되더군요. 버스를 타기 직전까지 근처 면제품 가게에서 일하는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들이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을 붙잡고 식탁보와 방석 커버 등을 팔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일단 그 멋진 파묵깔레를 뒤로 하고 에페소를 가는 도중, 휴게소에도 들리고 가죽옷을 제작 판매하는 어느 상점에도 들렸습니다. 이곳에는 얼마나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지 안내하는 사람부터 한국어를 하고, 간단한 패션쇼를 보여주면서 관광객 중 두 명을 뽑아 무대에도 세우는 등 흥미를 끌었습니다. 마지막에는 태극기까지 등장하며 치밀하게 한국 관광.. 2010. 8. 29.
파묵깔레에서의 하루 파묵깔레에서 그 멋진 풍경을 보고 나와 버스에 올라 숙소로 가는 길에 면제품이 여기 특산품이라 하여 어느 상점에 들렸습니다. 그곳은 한국 사람이 하는 곳인데 식탁보, 침구 등 각종 면으로 된 제품이 쌓여있고 가방이나 티셔츠, 자켓 등도 팔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저 눈으로 쓱 구경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흥정을 하는 동안 밖에 나와 주변에 있는 기념품점도 돌아다니고 한국어로 표기된 식당도 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때 마침 석양이 있어 마주 보이는 파묵깔레의 뒷편이 은빛으로 반짝여서 너무 예뻤습니다. 어디를 먼저 찍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석양으로 약간 붉은 빛을 띈 은빛이 녹색의 풀과 어우러져 환상적였습니다. 파묵깔레 안에서의 풍경도 대단했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너무 좋았습니다. 다시 버스에 올라 숙.. 2010. 8. 25.
파묵깔레에서 파묵깔레는 자연과 문화의 복합유산입니다. 파묵깔레가 자연유산이라면 바로 윗쪽의 히에라폴리스가 문화유산인 셈입니다. 파묵깔레는 석회층으로 인해 만들어진 환상적인 경관과 고대도시 히에라폴리스의 풍부한 볼거리가 절묘하게 조합된 곳입니다. 히에라볼리의 남쪽 경사부분을 파묵깔레라고 부르는데 유명한 온천지대입니다. 파묵깔레의 석회층은 자연이 만들어 낸 경이로운 산물로, 대지 상부에서 흘러내려온 석회 성분을 포함한 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결정체를 만들고 이것들이 점차적으로 쌓여서 현재의 광활하고 희귀한 경관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멀리서 파묵깔레 석회층을 바라보면 마치 목면을 뭉쳐놓은 듯 보여 터키어로 '목면의 성'이란 뜻의 '파묵깔레'로 불립니다. 딱딱해진 광활한 석회층의 패인 곳에 상부쪽에서 흘러내려온 온천수가 .. 2010. 8. 20.
히에라폴리스에 도착하여 긴 버스여행 끝에 마침내 히에라폴리스와 파묵깔레에 도착하였습니다. 멀리서도 파묵깔레의 흰 석회암층이 빛을 받아 반짝거려 지루하던 일행들은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가이드에 의하면 이곳은 개들이 많으니 귀엽다고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주의를 주더군요. 버스에서 내리니 우선 주변의 장미며 야자수, 분홍과 흰색의 유도화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우리를 맞이하였습니다. 계절적으로 운좋게 마침 꽃피는 시기에 간 것 같았습니다.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히에라폴리스의 유적들을 먼저 만나게 됩니다. 400년 경에 지은 도시 성벽, 1,380m에 달하는 열주거리와 1,200개에 달하는 석관이 여기저기 흩어져 페허의 쓸쓸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멀리 원형극장도 보여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쉽지만 그저 바라.. 2010. 8. 15.
파묵깔레 가는 길 갑파도키아를 출발하여 파묵깔레를 향해 가는 내내 차창 밖으로는 하얀 양귀비꽃으로 들판이 온통 하얗게 출렁이는 아름다운 풍경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간혹 빨간색 양귀비나 노란색 카놀라꽃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 예뻐서 달리는 버스 속에서 찍고 또 찍었는데 움직이는 바람에 정말 예쁜 풍경이 흔들려 안타까웠습니다. 카놀라꽃은 우리에게는 카놀라유라는 기름으로 친숙한 이름입니다. 빨간색 관상용 양귀비와는 달리 약용으로 쓰기 위해 양귀비를 재배할 때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답니다. 얼마를 달린 후,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어느 터키식당에 들렸습니다. 거기서 항아리 케밥이라는 터키식 전통음식을 먹었는데 쇠고기와 토마토, 가지를 비롯한 채소가 많이 들어간 터키 음식은 느끼하지 않고 우리 입맛에 맞는 것 같았습니다.. 2010. 8. 12.
갑파도키아에서 마지막 날 갑파도키아의 마지막 관광지인 파샤바 계곡을 떠나 다음 여행지인 파묵깔레까지는 약 9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근처에서 숙박을 한 후 다음 날 여정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가는 호텔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비록 2층이지만 계단으로 무거운 가방을 들고 올라가는 게 쉽진 않았습니다. 호텔 종업원도 1-2 명 밖에 안되어 그들을 시키자니 제 차례가 오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렸고요. 일단 호텔에서 짐을 풀고 부페식으로 저녁을 먹는데 가이드가 서울을 떠날 때부터 김치는 가져오지 말랬는데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배추김치와 총각 김치를 한 봉지씩 가져와서 그날 배추김치를 개봉했습니다. 더운 날씨에 익어서 비닐팩이 터질 정도로 배가 불러 먹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그러나 그 냄새가 식당.. 2010. 8. 9.
파샤바 계곡(버섯바위 계곡)에서 갑파도키아 지역이 원래 기암 괴석으로 유명하지만 우치사르를 떠나 얼마 간 지난 후,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마치 무슨 만화 속 스머프 마을에 온 것처럼 모든 바위들이 버섯 모양을 하고 있어 그 특이한 풍경에 또다시 사진기를 계속 눌러댔습니다. 좀 전에 우치사르에서 보았던 그랜드 캐년과 같은 광활함 대신 유머가 느껴지는 웃음이 나올 것 같은 그런 모습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곳은 기독교의 박해를 피해 산으로 숨었던 기독교인들의 신앙의 마을입니다. 사람들이 그들의 신앙생활을 위해 바위에 굴을 파서 만든 곳으로 바위 속 거주 공간은 덥고 건조한 기후를 피할 수 있고, 적들에게 노출되지 않아 종교 탄압시기에 기독교인들의 훌륭한 피난처가 되었습니다. 그 중 한 석굴에 2-3층 정도 높이의 한 사람이 겨우 올라갈 수.. 2010. 8. 3.
우치사르(비둘기 계곡)에서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러 데린구유 동굴에서 3km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산인 우치사르 성채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높은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전형적인 터키식 부페로 점심을 먹고 발코니로 나오니 기묘한 바위가 코앞에 있어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전체 모습 중 일부에 지나지 않아 감탄하기엔 일렀습니다. 바위산 정상에 거대한 바위를 자연 그대로 깎고 동굴을 만들어 천연의 요새를 이루고있어 '요새도시'라고도 불립니다. 과거 온통 응회암으로 뒤덮여있었던 이곳에 사람들은 외부로부터 방어를 목적으로 터널을 만들어 살았으나 부식작용으로 인해 오늘날과 같은 벌집모양의 바위산이 만들어졌습니다. 1,300m에 이르는 고지대에 위치한 우치사르는 황량하고 기괴한 주변풍경이 어딘가 특이해 보.. 2010. 7. 29.